2011년 2월 3일 목요일

몽골 그 자체를 위하여

 

  이 몽골 땅을 밟으며 쫓기는 나날을 보내고 있으면서도, 이곳을 더 체계적으로, 이성적으로, 합리적으로 분석하여, 진정 그들의 사회를 위한 무언가를 창조해 내고 싶다는 욕구는 변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나의 부족함을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 나를 (약간은) 위축시키곤 한다. 몇 개월 동안이나마 내가 이곳에 숨쉬어 본 결과, 적어도 이러한 중간 결론이 나는 것 같다.

  이 땅에는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텍스트가 필요하다.
(덧붙이자면, 여기서 말하는 ‘텍스트’란, ‘몽골어로 된’ 교과서, 자료, 연구, 정보 등 ‘쓰여진 모든 것’을 뜻한다)

 

 

+사적인 論: 내 전공과 관련된 터라, 나는 몽골 경제에 특히나 관심이 간다. 광산에서 몽골인의 호주머니로 들어오는 어마어마한 돈, 게르에 사는 유목민의 불어터진 손, 중심가의 깨끗한 상점들, 반듯하고 질서정연하지만 무너질 듯한 소련식 아파트단지, 추운 나머지 맨홀에서 생활하는 노숙인들, 중심가에 펼쳐진 고층건물들, 몇 개는 아직도 공사중인 그것들, 울퉁불퉁한 아스팔트 도로를 달리는 벤츠, BMW, 무단횡단하는 사람들, 자동차들, 절대 중립적인 빙판…

  어떤 것이 행복인가? 함은 어쩌면 너무나도 쉬운 답을 가지고 있다. 눈에 보이는 것들이 진짜가 아니라는 것도 이미 알고 있는 사람은 많을 것이다. 그러나, 이미 보이는 슬픔들, 고통들은 나에게 많은 감정을 암시하고, 내 마음의 어떤 부분에 강한 불을 지핀다. 그것이 행복은 아니라고 한다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사람들이 배고픔에 고통을 겪지 않고, 다치면 치료 받을 수 있고, 무엇보다 ‘꿈을 꿀 수 있는’ 사회를, 나는 원한다. 이 땅에 그렇게 되는 게 당연하다 여겨지는 인식을 나는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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