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4월 24일 일요일

잡감, 현황.

세속을 지키고 있다보면, 세속은 커녕 내 자신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물질의 훌륭한 노예가 되어있음을 느낀다.

겨울의 몽골 울란바토르가 물질이 풍요로운 만큼, 또한 빈곤을 자주 목격할 수 있는 만큼, '사이키 불빛같은 정신착란' 혹은 '고장나 갈피를 못 잡는 신호등'라는 단어가 어울렸다면, 후자를 '아주 약간' 보기 힘들어진 봄의 이곳은, '감정태만상태'가 적격이 되어버린 듯하다.

더군다나 실은 지금 몽골에서 가장 설비가 뛰어나다고 하는 모 병원에 입원해 있다. 이제 일주일이 다 되어간다. 몸이 아픈 탓에 상기와 같은 상태가 고착되어 버릴 뻔했지만, 다행히도 주위의 비판세력이 건전하게 살아있어서 그러지는 못 한 것 같다. 그러면서도 오랜만의 입원은 도와주기도 하지만 도움받기도 하는 섭리를 재차 느끼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블로그를 쉰 지 벌써 한달이 지났다. 랄까 블로그 자체가 엄청난 사명감 아래에 만들어졌다기 보다는 개인적인 취미에 가까웠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지, 싶지만, 아무튼 글로 먹고 살려는 의지가 분명 다른 사람들보다는 많을 나에게 있어 이곳은 또 하나의 기쁨의 장소가 이미 된 듯하다.

3월 한달 동안은 정말 재미있는 일들이 많았다. 모대학교 한국어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내가 너무너무 이야기하고 싶었던 경제에 대해 함께 이야기 하는 시간을 가졌다. 형태는 '한국어 학과 대상 정치(나를 노무현이라 생각하는 김대중과 같은 지인이 담당) 및 경제 강의'로 진행했는데, 요는 짧은 ppt를 한 후에 문답을 한 것이다.

행동하려 하고 생각하려 하는, 빡센 힘을 지닌 대학생들이구나!!

소감은 이상.



새로운 계절이 찾아오고 말았다.
한국으로 떠나는 날, 2013년1월5일, 이라는 유한한 생애를 확보하고 지내는 이곳에서 내딛는 발걸음은,
이제 제2보가 될 듯하다.